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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그대, 고맙습니다.

오늘 한문장

by haijun93 2013. 7. 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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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그대, 고맙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의 '꽃' - 


고등학교때 일입니다. 

그때 국어와 문학을 담당하셨던 분이 계섰는데

이 시를 가르칠 쯤에 자신의 연애담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너무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표현해 주고 싶었는데

마땅히 글을 쓰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은 제법 글을 잘쓰시는 분이었고 지금은 소설을 쓰시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이 자신의 마음과 감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며칠을 고민고민하다 마침내 편지를 써보냈는데, 

그 편지의 내용은 다름아닌 김춘수 시인의의 [꽃]이란 시였다고 합니다.


기억 속에 묻혀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다시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습니다.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그대에게... "고맙습니다"

마음의 시계가 멈춘 그날 그 순간을 되새기며...


2007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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