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상을 정의하는 <용어>선택의 중요성

#1

 

사고(事故)와 참사(慘事), 국어사전에 따른 뜻 풀이는 다음과 같다. 

 

사고(事故) : 평시(平時)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

참사(慘事) : 비참하고 끔찍한 일

 

사고는 일반적 질서나 규칙에서 벗어나 비규칙적으로 발생한 사건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반면, 참사는 참혹할 참(事)을 사용하여, 사고가 불러일으킨 비통한 마음까지 표현한 단어이다. 

 

우리의 삶에서, 그리고 우리의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일반적인 질서나 규칙에서 벗어난  뜻밖의 사건은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비통함을 불러일으키는 일(事)은 과연 하루에, 한달에, 1년에 몇이나 될까?

 

10월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156명의 죽음 앞에 비통함을 느끼지 못하는 자

그들은 ‘사고'라 부른다. 

감정과 공감능력을 담당하는 전두협의 장애를 겪고 있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질환을 겪고 있지

않고서야 그렇게 부를순 없다. 

 

그들의 표현이 “사고"에만 국한된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이 모두 느끼고 있는 비통함이란 감정을 

태생적으로 느끼지 못하거나, 고의로 외면하는 것이다. 

 

#2

사회와 국가에서 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였을때,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 

이 때 사용되는 용어는 사건의 원인과 본질을 규정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정서까지 반영해야 한다. 

 

#3 

용어는 요리사의 칼이다. 

논리는 요리사의 칼질이다.

용어가 명쾌해야, 칼질이 순조롭다.

 

과도로 생선회를 뜨지 못하는 것 처럼,

잘못 선택한 칼은 사회 현상 분석에 가장 큰 방해요인이다. 

따라서 논리 전개에 앞서, 용어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